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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노조리스크…건설자재업계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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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4-11-13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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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노조, 임금인상 등 요구

임단협 불발 시엔 강경투쟁 예고

철도노조, 이달 말 총파업 돌입 예정

시멘트사, 운송비 증가 우려 ‘한숨’

[대한경제=서용원 기자]건설자재 업계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 수요량 감소로 매출 하락이 예상되는 상황에 ‘노조 리스크’까지 겹치면서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 충남지부 현대제철지회 등 민주노총 소속 현대제철 노조는 이달 5일 당진제철소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열었다.

현대제철 노조는 올해 호봉승급에 따른 인상분을 제외한 월 기본급 15만9800원 추가 인상, 현대차 임직원 수준의 차량지원금 지급 등을 요구하며 지난달부터 사측과 총 12차례 임단협을 열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해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강경 투쟁을 예고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아직까지 노조의 별다른 움직임은 없으며, 사측 제시안을 만들고 있다. 지속적으로 노조와 합의점을 찾아갈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사측은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올 3분기(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77% 이상 급감한 현대제철 입장에선 노조 파업까지 이어진다면 매출에 추가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

앞서 현대제철 노조는 2022년 5월 140여일간 당진제철소 사장실을 점거하며 현장경영을 방해했으며, 2021년에는 인천ㆍ당진ㆍ포항 제철소에서 48시간 전체 파업에 돌입했다. 당시 현대제철은 2000억원가량의 매출 손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시멘트 업계에도 긴장하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철도운송조합은 사측의 임금동결과 인력감축 계획 철회를 요구하며 이달 말일부터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시멘트 제조사 중 내륙지방에 공장을 둔 한일시멘트ㆍ한일현대시멘트ㆍ성신양회ㆍ아세아시멘트 등은 공장에서 생산한 시멘트를 화차와 BCT(벌크시멘트트레일러)를 활용해 운송한다. BCT는 1회 운송에 최대 27t의 시멘트 운송만 가능한 반면, 화차(21량 기준)는 1050t가량을 실을 수 있다. 화차 운송이 줄면 그만큼 운송비가 증가하는 셈이다.

올해 시멘트 출하량이 IMF 때보다 낮은 4400만t 수준으로 급감할 것이 전망되는 상황에 운송비까지 증가하면 내륙사들의 매출 타격은 볼보듯 뻔하다. 2023년 9월 철도노조 총파업 당시 철도운송량이 20%가량 줄어 내륙사들이 매출에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멘트 제조사 관계자는 “철도운송 제한에 따른 육상운송 발생 시, t당 6000원까지 추가요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 7월 한국노총 레미콘운송노동조합의 총파업으로 3일간 출하를 못 한 수도권 레미콘 업계는 아직 노조와 운반비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총 12개 권역에서 올해 3100원, 내년 3300원으로 운반비 인상에는 합의를 이뤘지만, 인천ㆍ부천 등 4개 권역에서 추가사항(2026년 인상분 등)을 놓고 협상하고 있다. 다만, 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원활한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자재업계에서는 동국제강이 노사 관계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동국제강 노조는 1994년 국내 산업계 최초로 ‘항구적 무파업’을 선언한 이후 30년째 ‘무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1980년대에 동국제강 부산 공장 노사 대립이 극에 달해 설비가 파손되고 공장에 불이 나는 등의 사건이 발생한 후 재발을 방지하고자 맺은 협약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매월 진행하는 경영진 회의에 노조가 참석하고, 신사업, 임금인상 분 결정 등을 할 때 노조 측에 가장 먼저 알리는 등 노사가 회사 발전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용원 기자 an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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