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고객센터

공지사항

종심제 낙찰률 90%의 역설] 건설사 '적자공사 수주' 시한폭탄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4-12-17 07:57

본문

[공사비인플레탓 평균 낙찰률 93.3%
80% 박스권 탈출에도 업계 '한숨'
"실행률 악화, 1~2년 후 부메랑

[대한경제=최지희 기자] 지난 2021년부터 시작된 글로벌 원자재 수급 대란 등 복합적 요인에 의한 공사비 인플레이션 탓에 300억원 이상 공공 건설공사의 낙찰률이 올해 93.3%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낙찰률 80% 박스권을 탈출했건만 건설업계는 침중한 분위기다. 낙찰가격이 원가를 위협하는 수준이다 보니, 올해 수주한 공사들이 1∼2년 후 건설사의 무덤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11일 〈대한경제〉가 올해 조달청 나라장터에 등록된 공사비 300억원 이상 종합심사낙찰제(이하 종심제) 방식으로 진행된 공공공사 174건의 낙찰률을 분석한 결과, 평균 낙찰률이 93.3%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 원자재 수급 대란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본격화하기 전인 2021년만 해도 79%에 그쳤던 낙찰률이 2022년 82.2%, 2023년 84.5%로 꾸준히 상승세를 타다 올해 93.3%까지 뛰어오른 셈이다.

토목 부문은 92.4%, 건축은 94.2%를 가리켰으며 올해 조달청으로 입찰 행정이 이관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종심제 낙찰률도 93.9%까지 올랐다.

주요 발주기관과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올해 낙찰률 추세가 심상치 않다는 소문이 돌았다.

가끔 특정 공사에서 원가 부족 문제로 90% 이상 낙찰률이 나오기는 했지만, 올해는 대부분의 공공공사 낙찰률이 90%를 훌쩍 넘는 비정상적 상황이 1년 내내 유지됐기 때문이다.

올해 종심제 중 최고 낙찰률(전원 예정가격 초과 투찰건 제외)은 LH의 ‘충북혁신(클러스터) 및 제천서부 아파트 건설공사 1공구’에서 나왔다.

이 공사의 낙찰률은 99.41%에 달해 예정가격이 크게 과소 책정됐음을 반증한다. 실제로 업계가 추정하는 이 공사의 원가율은 최소 102%다. 실행 과정의 리스크까지 감안하면 건설사가 상당한 손실을 감수하고 수주 곳간을 채우기 위해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 대형사 임원은 “정부가 지난 3년간 업계의 공사비 현실화 건의를 무시하고 기존 관행대로 입찰 방식을 고수하며 종심제 낙찰률 90% 시대가 도래했다”며, “원가에 근접해 수주한 공사들은 실행 과정에서 반드시 적자가 발생하고, 이런 공사들이 모여 결국 건설사를 무덤으로 끌고 간다. 1~2년 뒤부터가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최지희 기자 jh606@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