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처법 처벌 드라이브… 산재 안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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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5-09-04 09:30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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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입법조사처 입법영향 보고서
시행 3년간 되레 증가 실효성 의문
수사 장기화로 경영 불확실성 가중
각종 부작용… “제도 재설계 필요”
[대한경제=박흥순 기자]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처법)이 ‘산업재해 예방’이라는 본래 취지에도 불구하고, 그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국회 공식 보고서가 나왔다.
법 시행 이후 재해자 수와 재해율은 오히려 늘었고, 사망자 수와 사망률은 큰 변화가 없었으며, 과도한 서류 작업과 법적 대응에 치중하는 부작용만 심화됐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건설업계가 꾸준히 제기해온 실효성 논란이 국회의 보고서를 통해 정식으로 확인된 셈이다.
28일 국회입법조사처(NARS)가 발간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의 입법영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중처법의 산재 억제 효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보고서는 법 시행 전 4년(2018~2021)과 시행 후 3년(2022~2024)의 산업재해 통계를 비교 분석한 결과, 재해자 수와 재해율은 법 시행 이후 오히려 증가했다고 밝혔다. 반면 법 제정의 핵심 목표였던 사망자 수와 사망률은 유의미한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법 시행 이후에도 산업 현장의 실질적인 환경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보고서가 인용한 ‘근로환경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처법 시행 전후를 비교했을 때 기업 내 안전보건 조직 환경이나 새로운 작업 방식 도입 등에 별다른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소음, 진동, 화학제품 등 물리적 위험에 노출되는 정도 역시 변화가 없는 것으로 분석돼, 법 시행이 실질적인 작업환경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처벌 과정의 비효율성도 심각한 문제로 지적됐다. 2025년 7월 기준, 수사 대상에 오른 중대산업재해 사건 1252건 중 73%인 917건이 여전히 ‘수사 중’인 것으로 나타나 극심한 수사 지연을 보였다.
보고서는 ‘처벌이 지연될 경우 수범자에게는 법 억지력이 붕괴되고 사회 전반적으로 법 집행력에 대한 신뢰를 훼손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수사 장기화는 기업의 경영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본질적인 안전 투자보다 대형 로펌 선임 등 법률 대응에 치중하게 만드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동영 국회입법조사처 환경노동팀 입법조사관은 “현재의 형사처벌 중심 접근법이 한계에 도달했으며, 실질적인 재해 감축을 위한 제도 재설계가 필요하다”며 “사업장 특성에 맞는 자율적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을 유도하고 , 위험성평가 성실 이행 기업에 산재보험료율 인하, 세액공제 혜택, 공공구매 시 가점 부여 등 실질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흥순 기자 soonn@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시행 3년간 되레 증가 실효성 의문
수사 장기화로 경영 불확실성 가중
각종 부작용… “제도 재설계 필요”
[대한경제=박흥순 기자]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처법)이 ‘산업재해 예방’이라는 본래 취지에도 불구하고, 그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국회 공식 보고서가 나왔다.
법 시행 이후 재해자 수와 재해율은 오히려 늘었고, 사망자 수와 사망률은 큰 변화가 없었으며, 과도한 서류 작업과 법적 대응에 치중하는 부작용만 심화됐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건설업계가 꾸준히 제기해온 실효성 논란이 국회의 보고서를 통해 정식으로 확인된 셈이다.
28일 국회입법조사처(NARS)가 발간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의 입법영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중처법의 산재 억제 효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보고서는 법 시행 전 4년(2018~2021)과 시행 후 3년(2022~2024)의 산업재해 통계를 비교 분석한 결과, 재해자 수와 재해율은 법 시행 이후 오히려 증가했다고 밝혔다. 반면 법 제정의 핵심 목표였던 사망자 수와 사망률은 유의미한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법 시행 이후에도 산업 현장의 실질적인 환경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보고서가 인용한 ‘근로환경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처법 시행 전후를 비교했을 때 기업 내 안전보건 조직 환경이나 새로운 작업 방식 도입 등에 별다른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소음, 진동, 화학제품 등 물리적 위험에 노출되는 정도 역시 변화가 없는 것으로 분석돼, 법 시행이 실질적인 작업환경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처벌 과정의 비효율성도 심각한 문제로 지적됐다. 2025년 7월 기준, 수사 대상에 오른 중대산업재해 사건 1252건 중 73%인 917건이 여전히 ‘수사 중’인 것으로 나타나 극심한 수사 지연을 보였다.
보고서는 ‘처벌이 지연될 경우 수범자에게는 법 억지력이 붕괴되고 사회 전반적으로 법 집행력에 대한 신뢰를 훼손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수사 장기화는 기업의 경영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본질적인 안전 투자보다 대형 로펌 선임 등 법률 대응에 치중하게 만드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동영 국회입법조사처 환경노동팀 입법조사관은 “현재의 형사처벌 중심 접근법이 한계에 도달했으며, 실질적인 재해 감축을 위한 제도 재설계가 필요하다”며 “사업장 특성에 맞는 자율적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을 유도하고 , 위험성평가 성실 이행 기업에 산재보험료율 인하, 세액공제 혜택, 공공구매 시 가점 부여 등 실질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흥순 기자 soo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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