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재값 '폭탄'에...건설사가 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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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2-07-21 08:29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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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대한경제=최지희 기자] # 최근 전북 소재 주택전문 A건설사는 15억원짜리 어음을 막지 못하고 부도를 맞았다. 치솟은 자잿값으로 적자 시공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지역 부동산 경기침체로 분양시세까지 떨어지자 자금융통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후문이다. 지역 자재사 관계자는 “A건설사는 블랙리스트에 단 한 번도 이름을 올리지 않은 견실한 업체였는데 순식간에 부도를 맞아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자잿값 폭등으로 촉발된 건설업계 위기가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알짜 건설사마저 자금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쓰러지면서 지역 건설업계는 물론 자재사, 원청사로 연쇄적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사태의 심각성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IMF 외환위기 당시를 떠올리는 수준”이라고 입을 모은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전국 주요 자재 유통사들은 비상 경영체제에 돌입하고 채권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비록 중소 규모이긴 하지만 각 지역에서 탄탄한 자금력을 자랑하던 건설사들이 연달아 부도를 내며 미수금이 발생하기 시작한 탓이다. ▶관련기사 3면
실제로 경남 지역에서는 B건설사가 한 달여 전 형강에서만 미수금 8억원이 발생한 데 이어, 최근 건축전문 B건설사도 기업회생 절차를 밟으면서 철근 미수금 10억원을 발생시켰다. BㆍC건설사 모두 그동안 견실한 업체로 인정받은 터라, 지역 유통사들이 받은 충격은 상당했다는 전언이다.
이달 초 수도권에서는 연매출 1000억원 규모의 실내건축 전문건설사가 부도를 냈다.
30년 경력의 자재사 대표는 “IMF 이후 지역의 알짜 건설사들이 갑자기 부도를 내는 경우는 매우 드문 일이었다”며, “IMF와 금융위기, 2018년 자재 대란을 모두 겪은 입장에서 보자면 현재 시황은 불안하기 짝이 없다. 장기 불황의 초입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으로 부도 건설사들이 속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폭등한 자잿값에 건설사의 손실은 누적되고, 이러한 건설사와 거래하는 자재업체는 납품 및 채권 관리를 더욱 깐깐히 하는 게 현실이다. 대금 조기 결재는 물론 선금을 요구하는 자재업체도 있다. 이 같은 악순환에 견디다 못한 건설사는 결국 두 손을 들고 마는 것이다.
지역 중소건설사의 체력고갈은 국내 건설산업의 근간인 대형건설사에도 타격을 준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전라도 쪽에서 협력사가 부도를 내 은행으로 채권이 넘어간 상태”라며, “1년 전보다 30∼40% 이상 급등한 자재가격에 인건비와 금리 인상까지 겹치며 건설사들의 자금압박이 심화하고 있다. 여기에 지역 미분양 사태까지 터지면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지희기자 jh606@
〈ⓒ e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자잿값 폭등으로 촉발된 건설업계 위기가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알짜 건설사마저 자금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쓰러지면서 지역 건설업계는 물론 자재사, 원청사로 연쇄적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사태의 심각성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IMF 외환위기 당시를 떠올리는 수준”이라고 입을 모은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전국 주요 자재 유통사들은 비상 경영체제에 돌입하고 채권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비록 중소 규모이긴 하지만 각 지역에서 탄탄한 자금력을 자랑하던 건설사들이 연달아 부도를 내며 미수금이 발생하기 시작한 탓이다. ▶관련기사 3면
실제로 경남 지역에서는 B건설사가 한 달여 전 형강에서만 미수금 8억원이 발생한 데 이어, 최근 건축전문 B건설사도 기업회생 절차를 밟으면서 철근 미수금 10억원을 발생시켰다. BㆍC건설사 모두 그동안 견실한 업체로 인정받은 터라, 지역 유통사들이 받은 충격은 상당했다는 전언이다.
이달 초 수도권에서는 연매출 1000억원 규모의 실내건축 전문건설사가 부도를 냈다.
30년 경력의 자재사 대표는 “IMF 이후 지역의 알짜 건설사들이 갑자기 부도를 내는 경우는 매우 드문 일이었다”며, “IMF와 금융위기, 2018년 자재 대란을 모두 겪은 입장에서 보자면 현재 시황은 불안하기 짝이 없다. 장기 불황의 초입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으로 부도 건설사들이 속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폭등한 자잿값에 건설사의 손실은 누적되고, 이러한 건설사와 거래하는 자재업체는 납품 및 채권 관리를 더욱 깐깐히 하는 게 현실이다. 대금 조기 결재는 물론 선금을 요구하는 자재업체도 있다. 이 같은 악순환에 견디다 못한 건설사는 결국 두 손을 들고 마는 것이다.
지역 중소건설사의 체력고갈은 국내 건설산업의 근간인 대형건설사에도 타격을 준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전라도 쪽에서 협력사가 부도를 내 은행으로 채권이 넘어간 상태”라며, “1년 전보다 30∼40% 이상 급등한 자재가격에 인건비와 금리 인상까지 겹치며 건설사들의 자금압박이 심화하고 있다. 여기에 지역 미분양 사태까지 터지면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지희기자 jh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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